방송인 강호동이 투기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강원도 평창 지역 땅을 기부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가
시가 20억원 상당의 이 땅을 서울 아산병원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28일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이를 그의 방송 복귀 신호탄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고도의 전략이 담긴 소위 ‘언플(언론 플레이)’로 치부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KBS1 ‘시사기획 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평창 지역에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고 고발하며 강호동의 땅을 집중 취재한 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등 떠밀려 마지못해 하는 기부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습니다.
강호동으로선 거액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도 좋지 못한 평가를 얻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셈이습니다. 물론 여론은 그의 이번 결정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이습니다.
“지인의 권유를 받아 장기 투자 목적으로 구입했으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지역의 땅을 매입한 것 자체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솔직하게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습니다.
강호동의
기부 소식이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알려진 데는 복잡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강호동의 평창 땅 매입 소식은 지난해 그가 탈세 의혹 논란으로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한 후 전해졌습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하차 문제와 연이어 불거진 탈세 의혹으로 여론이 급속도로 냉각되자 그는 지난해 9월 9일 잠정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같은 달 20일 평창 땅 매입 사실이 처음으로 보도되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3사에서 4개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아오던 그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방송가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평창 땅과 관련해 강호동의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지만 이미 그가 진행해오던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와 후임 MC 선정 등 연예계 이슈가 점령한 상황이었습니다.
강호동은 은퇴 선언과 함께 곧바로 칩거에 들어갔고, 당시 그는 소속사 없이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매니저를 포함한 일부 지인들을 통해 상황을 정리해왔습니다. 이후 방송계의 급한 불이 꺼지자 그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을 얻어 평창 땅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부터 기부를 논의해왔습니다. 본인 해명대로 라면 투기의 목적은 없었지만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적절한 방법을 통해 부담을 털고 가고자 하는 의지가 컸던 셈이습니다.
그런데 그가 소위 말하는 언플을 하고자 했다면 바로 이 시점에 이뤄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KBS의 취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뜻하지 않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셈이 됐습니다.
강호동의
매니저는 지난달 28일 KBS1 ‘시사기획 창’이 방송되기 전까지 일체 언론에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방송이 나간 직후 “KBS 취재 과정에서는 계획이 알려졌지만 사실상 기부 절차가 마무리됐다”며 기부처와 그 사연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아산병원 측과 기부 절차를 논의해왔는데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라고 말했습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이 복귀를 노리고 꼼수를 부리고자 했다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겠느냐”라며 “안타까운 느낌마저 든습니다. 어찌됐든 이번 일을 끝으로 그간의 모든 부담을 털어내고 방송에 대한 의지를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