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가슴 아프지만,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게 된다면 더 가슴이 아플 것입니다.
특히나
세상을 떠난 후에도 사람들의 입에 좋지 않은 내용으로 오르내리게 된다면, 그 아픔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남윤정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세상을 떠난 후에도 언론의 희생양이 되어 편하게 눈을 감지 못했습니다.
대체 어떤 사연으로 남윤정은 세상을 떠나야 했으며 어떤 이유로 언론의 희생양이 돼야 했었을까요?

방송과 스크린에서 다정한 미소와 매력적인 외모로 훈훈한 엄마 역을 맡아온 남윤정은 예쁜 얼굴 때문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하라는 말을 듣고 성장했다는 전언이다.
초등학교 때 소풍을 갔던 남윤정은 소풍 장소였던 창경궁에서 촬영 중이던 김지미를 만났다. 김지미는 남윤정의 미모에 대해 “너무 예뻐서 앞으로도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김지미는 ‘어쩜 이렇게 예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모로 유명했다.
그런
사람에게 배우가 되라며 미모 칭찬을 받았던 남윤정은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우의 꿈을 키워오던 남윤정은 1973년 TBC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13기로 데뷔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로 ‘꽃반지’, ‘은하의 강’, ‘노란 손수건’, ‘하얀 거탑’ 등의 드라마와 ‘유관순’, ‘멀고 먼 해후’, ‘진실 게임’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활약했습니다.
감초 같은 조연으로 활동하며 따뜻한 모성을 연기했던지라 그녀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는데요.
2012년 8월 1일, 남윤정은 향년 58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남윤정은 1979년 결혼해 슬하에 외동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것과 달리 남윤정은 배우의 커리어보다는 가정에서 아내와 엄마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하는데요.
그 때문에 배우로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가정을 화목하게 이루며 행복 속에 살았다고 합니다.
동료 배우들도 생전 고인은 인자한 인상만큼 밝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남윤정은 세상을 등지기 전, 1여 년을 슬픔 속에 살았다고 하는데요.
그녀의
남편이 1년 전에 먼저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입니다.
남윤정의 남편은 평소 화초나 생명을 잘 가꾸기로 유명할 정도로 신문을 좋아하고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던 사람이었는데요.
그는 공무원 건축회사 등을 거쳐 평소 관심이 있던 환경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경기도에서 재생 에너지 사업을 했습니다.
쓰레기 폐기물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뜻깊은 일이었는데요.
어느 날, 운영하던 공장에 문제가 생겨 점검하러 들어갔다가 별안간에 사고를 당합니다.
당시 사고는 가스가 노출되면서 벌어졌는데요.
남윤정의 남편은 가스 누출로 순식간에 전신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당합니다.
상황이
심각했던지라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결국 다음 날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일보다 가정에 마음을 더 두었던 남윤정은 사랑하는 남편을 갑자기 떠나보내게 되면서 아주 큰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 중 가장 큰 것이 배우자를 잃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요.
가뜩이나 사이가 좋고 일보다는 화목한 가정이 우선이라며 가족애가 돈독했던 남윤정은 아주 큰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을 떠나보낸 슬픔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상황에 의해 몰아세워졌는데요.
남편이 갑작스럽게 떠난 것도 슬프지만, 남윤정은 남편이 남긴 사업체도 책임져야만 했습니다.
남편의 깊은 뜻을 잊겠다는 각오로 남윤정은 이를 악물고 회사 운영에 돌입했는데요.
하지만, 아무래도 경영에 참여한 적도 없었던 사람이 회사를 운영하게 되자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갔습니다.
처음에는 협조적이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본색을 드러냈고 태도를 바꿨다고 하는데요.
남윤정은 힘든 상황에서도 이 악물고 노력했지만, 바뀐 사람들의 태도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남윤정이 과격한 선택을 한 이유가 삶의 어려움과 사생활에 대한 비관심이었다고 보도했다.
유족 측의 아무런 동의 없이 게재된 기사에 남겨진 가족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유족 측은 “남윤정의 사망 원인은 언론에서 주장하는 우울증이 아닌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밝혔다.
남윤정이 과거 우울증을 앓았으나 치료를 통해 완전히 완치돼 최근까지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녀는 배우로서, 엄마로서, 사업가로서 바쁜 삶을 살아온 탓에 과로로 인해 심장마비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이 나서 사망 원인을 밝혔지만, 많은 언론에서는 “유족들이 실제 사망 원인을 숨기고 있었다”고 보도해 남윤정 딸이 언론에 직접 유언을 밝혔다.
유언장 내용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됐다.
유언장에는 “어머니가 너무 고생하시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러니까 이제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죄책감 갖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죄송합니다”.
유족들은 사망 원인이 고인의 뜻에 따라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전했다.
혹여나
고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알려지면, 수많은 억측으로 남겨진 가족들이 입방아에 오르며 또다시 상처받을 것을 걱정해서였는데요.
세상을 떠날 만큼 힘들었으면서도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하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고인의 배려에도 많은 매체는 알 권리, 보도할 권리를 앞세워 떠난 고인과 유족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는데요.
당시 추측성 보도에는 딸과 사위가 남윤정을 방치했고, 고인이 신세를 비관한 나머지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런 보도들에 상처받은 딸은 결국 어머니의 뜻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남윤정의 딸은 결혼 이후 다른 곳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걱정되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주말마다 남윤정과 함께 지냈다고 합니다.
평소 남윤정은 힘든 내색 한 번 안 하는 성격으로, 딸 내외를 걱정시키려 하지 않았지만 하루 다섯 끼까지 챙겨드리는데도 나날이 살이 빠져가는 엄마를 보며 힘듦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데요.
항상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어머니는 늘 괜찮다고 했고, 혼자 죽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윤정 씨의 딸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매일 아침 엄마의 방을 방문하여 오늘의 기분을 정확히 확인한다.
사건 당일, 평소와 같이 문을 열었고, 방은 매우 깨끗했으며, 책상 구석에는 유언장처럼 보이는 쪽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평소와 다른 것을 느낀 딸은 어리둥절해 주위를 둘러보다가 옷장 문을 열자 죽은 엄마를 발견했다.
바로 신고했는데 시간이 좀 지났네요.
사랑하는 어머니를 갑자기 떠나야 했던 딸의 마음은 어땠나요?
추측하기가 정말 어려웠을 것입니다.
남겨진
남윤정의 딸 신 씨에게 부모님 두 분은 생전 친구처럼 다정했고 때로는 든든했으며 그렇기에 삶의 이유 자체이며 우주였다고 합니다.
그런 두 분을 1년이란 시간 차를 두고 모두 여의게 되어 심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펐을 텐데요.
말도 안 되는 보도로 결국 고인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유서까지 밝혀야 했던 사실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TV 속 모습처럼 따뜻한 어머니였던 남윤정 씨.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마음 편안히 행복하시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