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는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그 어느 분야보다 빡빡하기로 유명하죠.
그중에서도
KBS 17기 공채 개그맨 김병만은 개콘 ‘달인’, ‘정글의 법칙’ 등 많은 예능에서 활약하며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과거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군기 문화를 주동한 사람이라는 주변 개그맨들의 인성 폭로로 인해,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한 인물이기도 하다.
해당 이유로 과거 김병만 정글의 법칙 조작 사건이 다시 주목됨과 동시에, 그의 근황에 대해 지금까지도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요즘 세대 시청자들에게는 조금 낯선 얼굴이지만, 홍기훈은 90년대 초반 김진수, 서경석, 이휘재 등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 개그맨으로, 당시 MBC 개그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기를 누린 바 있습니다.
사실 홍기훈은 개그 실력과는 별개로 무시무시한 싸움 실력과 더러운 성격으로 더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선후배 가릴 것 없이 항상 트러블을 일으키고 다녀 업계에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개그맨이 되기도 전부터 출신 지역인 대전에서 주먹으로 꽤나 이름을 날렸다는데, 실제로 싸움 실력으로 유명한 배우 이동준이 연예계 싸움 순위 3위로 홍기훈을 언급하기도 했죠.
거기다
성깔까지 더럽다 보니 후배들은 당연하고, 선배들 역시 싫은 소리 한 번 건네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MBC 희극인실에 입성한 뒤부터 홍기훈이 ‘군기 반장’으로 군림하는 건 뻔한 수순이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홍기훈으로부터 사소하게는 꾸지람을 듣고 괴롭힘을 당하거나 크게는 두들겨 맞기까지 한 후배 개그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테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악명 높은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SNL을 통해 뒤늦게 전성기를 누리게 된 후배 정성호와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때는 90년대 후반 홍기훈의 주도로 등산 후 한 막걸리집에서 MBC 공채 개그맨 선후배들이 단합 대회를 하던 도중이었습니다.
다들 한 잔씩 술도 걸쳤겠다 이제 파해야 할 늦은 저녁, 술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늘 그랬듯 군기를 잡고 싶었던 건지 홍기훈은 갑자기 후배 개그맨들에게 ‘반대편 산을 올라갔다 오라’라는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는데요.
야밤에 산에 올라갔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어차피 올라갔다 내려와도 홍기훈의 성격상 꼬장은 계속될 걸 알았기에, 후배들은 합의하에 한 명이 희생해서 다친 걸로 연기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 연기의 주인공이 정성호였죠.
정성호는 산에서 내려오다가 산길에 굴러서 다친 척 연기를 해 홍기훈의 말도 안 되는 강요를 멈추고자 했지만, 역대급 양아치로 통했던 홍기훈의 반응은 후배들의 예상과 달랐습니다.
홍기훈은 “내가 너희들을 산을 보내서 다친 사실이 알려지면, 어차피 내 연예계 생활은 끝날 거다. 거짓말이면 빨리 말해라. 아니면 나랑 너희랑 오늘 다 죽는다”라며 오히려 후배들에게 협박을 이어갔죠.
결국
홍기훈의 살벌한 협박에 못 이긴 정성호는 이실직고할 수밖에 없었죠.
후배의 괘씸한 거짓말에 홍기훈은 정성호를 본보기 삼아 그날 이후로 아주 심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는데요.
정성호는 가뜩이나 ‘무명 개그맨’이라는 서러움에 홍기훈의 괴롭힘까지 더해져, ‘개그맨의 꿈을 포기할까’ 고민할 만큼 악몽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든 시기 정성호가 개그맨을 관두지 않고 오늘날 천재적인 성대모사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건 홍기훈의 동기 박명수 덕분이었다고 하는데요.
정성호는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힘들었던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준 박명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습니다.
“정말 힘든 시절이었다. 그때 박명수가 300만 원도 선뜻 빌려주셨다”라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는데요.
같은
4기 공채로 방송국에 입사했지만, 홍기훈이 정성호를 벼랑 끝으로 내몬 반면, 박명수는 벼랑 끝에서 잡아준 덕분에 마침내 빛을 보게 된 정성호.
이에 반해 홍기훈은 여자친구를 향한 부적절한 주먹으로 보도에 올랐고, 심지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까지 휘둘러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됐죠.
또한
불법 운영하여 성XX를 알선하는 등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임이 무색하게도 개막장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됐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종종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한두 번씩 얼굴을 비추기도 했지만, 예능감이 없어서인지 방송 출연도 뜸해진 요즘엔 가끔 선배들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등장해 점잖은 모습을 보였다고 하네요.
68년생으로 어느덧 56세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선후배 할 것 없이 주먹을 던졌던 과거를 반성하고 이제는 성격을 조금 죽이고 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