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날 당일인 2월 1일, 방송가에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에게
‘가족오락센터’ MC로 알려졌던 허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가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그가 간암 투병 사실을 철저히 숨겼기 때문이다.
오늘은 허참씨의 사망 원인과 누구보다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송해와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2022년에도 73세의 허참씨는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갔다.
지상파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근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의 오랜 경력은 1970년대에 시작됐다.
허참이라는 이름이 예명이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그의
본명은 원래 이상용이었다.
그가 허참으로 변신한 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1970년 일자리를 찾아 서울에 상경한 이상용은 종로 뮤직카페 ‘셰르부르’에서 DJ 광고를 보고 그곳으로 갔다.
당시 처음 게스트석에 앉아 있던 이상용은 카페에서 나눠준 탁구공에 적힌 숫자로 추첨에 당첨돼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때 DJ가 내 이름을 물었고 일부러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진행자가 “어, 그렇구나”라고 하는 걸 보고 “기억나네요”라고 답했다. 그는 “제 이름은 허참이에요!”라고 농담으로 말했다고 한다.
이 댓글로 전설의 DJ 이종환에게 선택받고, 이후 멤버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셰르부르’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1972년 동양방송 제7회 싱어쇼 MC로 데뷔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후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해왔습니다.
그의 편안한 행보와 따뜻한 감성에 울고 웃던 사람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동시에 사람들은 그가 왜 죽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원인은 간암이었습니다.
물론, 암은 아무리 건강을 잘 관리하더라도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질병입니다.
이어 그는 과도한 스케줄로 인해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결국 이 때문에 그는 과거 대장암에 가까운 위험한 상황을 겪었다.
허참은 과거 건강검진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걱정하는 프로듀서의 권유로 검사를 받게 됐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대장에서 선종이 발견되었습니다.
허참씨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이 간으로 퍼지기 직전에 발견됐다”며 당시 위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허참은 다섯 차례 대장수술을 받았다.
아마도
이때의 상황도 이번 간암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결국, 그는 이때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귀농을 결정하게 됩니다.
귀농한 그의 생활을 보여준 영상에서는 허참 씨는 일생을 되찾은 그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비보가 전해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허참 씨의 별세 소식에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전국노래자랑’의 MC 고 송해 씨인데요.
원래 최장수 MC 기록 보유자는 송해 씨가 아닌 허참 씨였습니다.
‘가족오락관’에서 무려 26년 동안 MC로 활약하며 최장수 MC로 기록되었는데 ‘가족오락관’이 폐지되면서 2019년 송해 씨에게로 1위 자리가 넘어간 것이었죠.
이렇듯 송해 씨와 허참 씨는 장수 MC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둘 다 예명이 두 글자라는 점도 눈에 띄었죠.
그래서인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허참 씨는 대중들이 일찍이 송해 씨의 뒤를 이어 ‘전국 노래자랑’ 후임으로 점찍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물론 허참 씨가 ‘전국 노래자랑’의 유력 후임이라는 설은 단지 대중들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요.
실제로 허참 씨가 송해 씨를 대신해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명절 특집 같은 중요한 방송에 대체 MC로 허참 씨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송해 씨는 “내가 없으면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를 허참에게 맡기고 싶다”라고 직접 말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송해 씨도 허참 씨의 진행 능력을 인정하고 있고 그에 대해 큰 신뢰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증이죠.
그러나 모두의 바람이 빗나가듯, 허참 씨는 결국 전국 노래자랑 MC의 후임자가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참 타이밍도 야속한 것이 공교롭게도 이 방송이 방영되고 바로 다음날 허참 씨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런 야속한 타이밍만 봐도 송해 씨와 허참 씨는 조금은 얄궂은 인연을 타고났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으로는 인생의 덧없음도 느끼게 됩니다.
송해 씨가 칠순 잔치를 할 때 허참 씨의 나이는 48살이었죠.
그때만 해도 허참 씨가 송해 씨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을 텐데, 사람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다는 말이 더 와닿네요.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티비 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인데요.
허참 씨는 그동안 ‘가족오락관’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맡아온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폐지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었기 때문에 애틋함이 더할 것입니다.
참고로 ‘가족오락관’은 허참 씨와 함께 무려 25년 155일이라는 시간 동안 방영이 되었습니다.
훗날 허참 씨는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었죠.
그는 “가장 애착이 가고 열심히 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가족오락관과 함께한 시간은 나의 청춘을 함께한 값진 순간이었다”라고 가족오락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가족오락관’은 종영된 지 오래된 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프로그램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프로그램을 거쳐간 MC들에 대한 관심도 여전합니다.
가족오락관이 약 26년간 방영되는 동안 남성 MC는 허참 씨가 유일했지만, 여성 MC는 총 21명이나 거쳐갔다고 하는데요.
그와 함께 호흡을 마쳤던 여성 MC들의 애도가 연이어 이어졌죠.
그의 생전 삶이 어땠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오락센터’를 찾은 21명의 MC 중 허참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였나요?
허참씨는 세상을 떠나기 불과 몇 주 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언급했다.
이날 방송에서 허참씨는 자신을 호스팅한 MC들 중 누구를 가장 고맙고 사랑하느냐는 다소 어색한 질문을 받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족오락센터’의 두 번째 MC를 맡은 정소녀였다.
그는 “TBC 때부터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말 안타까운 점은 2022년 1월 13일 방송된 이 장면이 허참의 생전 마지막 방송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허참씨가 정소녀씨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도 그녀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거 불화설까지 돌았던 정소녀는 공동 진행을 맡은 허참을 어떻게 생각할까.
정소녀는 허참씨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는 한때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루머를 둘러싼 논란도 일축했다.
그녀는 “우리는 서로 다투거나 상처를 준 적이 없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유포되거나 도용된 댓글에 욕심을 낸 적이 없습니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가족오락관’의 진행을 함께 했던 손미나 아나운서도 허참 씨와의 좋은 기억을 언급했는데요.
그녀는 깊은 슬픔과 애도를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허참 씨와 6년 가까이 가장 오래도록 매주 방송을 진행하며 호흡을 마쳤기에 더욱더 큰 상실감을 느낀 듯 보였습니다. 허
허참 씨를 추억하는 손미나 씨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허참 씨는 성숙한 인품의 소유자이자 순수한 영혼을 지닌 분, 또 일과 시청자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분이자, 웃음을 주는 일이 자신의 기쁨이었던 최고의 방송인이었습니다.
늘 부드러운 미소로 방송에 나와 즐거움을 선사해주던 허참 씨.
그곳에서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