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함께 지도자를 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며 홍 감독의 경질과 함께 자신의 지도자 길도 무산됐다고 밝혔다.
안정환은 “그가 계속 코치로 일했다면 한국에서 애매한 코치로 전락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코치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유감스럽지만 그런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홍 코치가 사임한 후 함께 술을 마시던 일화를 들려준다. 안정환은 “한 번은 내가 사임한 뒤 같이 술을 마시다가 (홍 코치가) ‘정환아, 한국이 나를 버렸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래서 더 나은 전략을 썼어야지. 형이 더 잘했어야지’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최근 홍 코치의 코치 임명 논란과 관련해 ‘정환이 홍명보에게 한 말’, ‘안정환이 홍명보에 대해 이야기하다’ 등의 제목으로도 이런 내용이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성적이 안 좋아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는데 한국이 버렸다고 할 수 있나”, “잘 차는 선수였는데 아쉽다”, “그냥 감독 제의를 거절했다면 여론이 이렇게 부정적이진 않았을 것”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홍 감독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의 선임 과정이 객관적으로 투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렸다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라며 “내가 2순위, 3순위였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가 유럽에서 외국인 후보들을 만나고 돌아온 뒤 홍 감독을 찾아 면담 후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임생 이사가 집에 직접 찾아가서 부탁했는데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홍 감독은 “부탁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이임생 이사의 역할은 감독 후보와 접촉하고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홍 감독은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물론 나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젠가는 경질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남은 기간 우리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