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주연 배우는 아니었지만 들꽃같이 작고 아담한 이미지로 천상 배우였던 전미선이 다양한 작품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전미선은 연극 공연을 앞두고 안타까운 선택을 했는데, 가족 중 1명이 최근 유명을 달리하고 어머니도 아팠던 까닭에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많은 팬들이 전미선의 좋은 성품을 기억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걸까요?
더욱 안타깝고 안타까운 것은 어딘가 강수연, 배종옥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던 기억이다.
고인의 모습은 어땠는지, 왜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잠시 생각해 보자.
작품의 흥행에 대한 안목과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전미선은 아역으로 데뷔해 MBC 드라마 ‘산타클로스가 있나요?’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1986년 MBC 베스트극장에서.
이렇게
전미선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지만, 그녀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많은 애를 먹게 됩니다.
사실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살았으면 큰 문제 없이 살 수도 있을 텐데, 연예인이 되다 보니까 성격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았죠.

전미선은 ‘토지’로 데뷔한 다음에 청소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에 캐스팅 됩니다.
이미연, 김보성, 변우민, 공영진, 이범수 등 당시 청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였고, 출연자들은 대부분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지만, 전미선만은 별다른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긴 무명 배우 시절을 보내게 되죠.
전미선은 일도 잘 풀리지 않자 이름을 바꾸면 좀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유세인’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하는데요.
‘후세인’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자신이 의도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자 결국 다시 유세인을 버리고 ‘전미선’이라는 본명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후 전미선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출연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그녀의 인생에서 전환점이 됩니다.
그녀는 가끔씩 자신의 연기를 평가할 때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출연하기 전과 후로 구분하는데, ‘번지점프’ 이전에 했던 작품들은 다 어렵고 아쉽지만, 번지점프 이후에는 연기가 다소 어렵더라도 소화하려고 노력하면서 작품에 집중하는 법과 그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하죠.
연기력을 인정받은 전미선은 2005년 영화 연애로 첫 주인공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촬영 감독이 바로 전미선의 남편 박상훈이었죠.
영화배우 겸 탤런트 전미선과 남편 박상훈과의 첫만남과 러브 스토리가 흥미로운데요.
전미선은 젊은 시절 굉장히 결혼에 목말라했고 연기 대신에 결혼 생활을 더 선망했습니다.
하지만
박상훈이 그녀에게 직접 다가왔을 때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죠.
촬영감독 박상훈은 1969년 부산 출신으로 전미선보다 1살 연상인데요.

사실 박상훈은 제29회 황금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촬영 분야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미선이 남편을 처음 봤을 때 살도 찌고 해서 애 딸린 유부남인 줄 알았고, 미혼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하죠.
그런데 영화 촬영을 하던 어느 날 자신에게 와서는 ‘영화 촬영이 끝나면 장가를 가고 싶으니 여자를 소개시켜달라’라고 부탁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전미선이 ‘호감이 가야 연애를 할 수 있으니 외모에 신경 써라’라고 조언을 했는데, 한 달 뒤에 10kg이나 살을 빼서 다시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개팅을 주선해 줄 테니 이상형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대뜸 ‘전미선’이라고 하며 다짜고짜 계약 연애를 하자고 하죠.
한 달만 사귀어보고 자기에게 매력이 없거나 감정이 생기지 않으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매니저에게 물어보고 계약 연애를 시작합니다.
박상훈은 촬영 감독으로 그리고 팬으로 오랫동안 전미선을 지켜봐 왔다고 하죠.
전미선의 팬클럽에 가입해 열성적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그녀가 성실하고 존경할 만한 연기자라는 생각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박상훈은 전미선을 좋아하는 마음에 소개팅을 시켜달라라고 접근을 했는데, 사실 많은 순진한 남자들은 여자 앞에서 대뜸 사귀자고 고백하지 못하고 이렇게 에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전미선 역시 한 달 만에 10kg을 감량한 남편의 결단력을 보고 박상훈에게 호감을 가졌던 것 같은데요.
전미선은 “연애를 하면서 남편은 배려심 많고 믿을 수 있는 사람, 사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할 사람”이라는 느낌이 왔고, 결국 두 사람은 2006년 12월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이후 전미선은 아들 박세영을 낳게 되는데요.
참고로 둘의 결혼식 때 에피소드도 있는데 결혼식 주례를 모 영화 잡지사 사장님이 맡아주셨다고 하죠.
그런데 결혼 사진을 찍을 때 갑자기 조그마한 목소리로 ‘니들은 누가 더 착한지 시합하려고 결혼하느냐’라고 속삭였다고 하는데요.
전미선은 자신은 그리 착한 것 같지 않은데 남편이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주위 평판 역시 무척 중요한데요.
전미선은 연기자로 그리고 박상훈은 촬영 감독으로 오랫동안 촬영 현장에서 부대꼈으니, 주변 동료들이 그들의 인간성을 제일 잘 알고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둘의 결혼은 무척 잘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데요.
그런데 한때 전미선 이혼 루머가 퍼지기도 하는데 바로 다음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이
촬영감독이자 배우이기 때문에 늘 촬영 일정이 바빠서 잘 지내지 못했다고 한다.

6년 동안 함께 살았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고작 3개월 남짓, 지속적으로 만난 시간은 신혼여행 중 나흘 정도뿐이었다고 한다.
전미선은 임신 중에도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연극배우들은 부업 대본 때문에 촬영장에서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같은 드라마를 하지 않으면 자주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미선과 남편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
촬영감독의 작업 일정과 연기력도 비슷한데,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전미선은 남편이 시간이 나면 잠도 포기하고 집에 가서 자신과 아기를 보러 간다고 말했다.
남편이 얼마나 집에 오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지만, 피곤하다는 걸 알기에 늘 집에 가지 말고 숙소에서 푹 자라고 하더군요.
남편은 아무리 바빠도 결혼기념일이면 잊지 않고 꽃바구니를 보내는 로맨티스트였다고 한다.
강부자는 KBS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전미선을 향한 마음을 고백했다.
그녀는 “전주 콘서트에 갔을 때 저녁을 먹고 소주 한 잔을 마셨다. 그 사이에도 계속 상대방 파티에 가자고 해서 제가 남편에게 대신 가라고 했어요. 전미선은 술을 마신 뒤 2차 파티에 가는 걸 좋아했다. 그녀는 내 얼굴에 얼굴을 비비고 나에게 키스하며 딸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날 남편이 저 대신 2차 여행에 가서 잠을 잤어요. 다음날 아침을 먹으러 오지 않아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사이 남편과 저는 두 번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친구들과 다시 나갔습니다.” 내가 해냈어.
또한 강부자는 “전미선 씨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 전미선 씨는 프로젝트를 맡을 때마다 나를 집까지 쫓아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곤 했다. 우리는 10년 동안 함께했는데 그녀는 나에게 딸이라기보다 딸 같았어요. 어버이날에도 딸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전미선은 공연차 묵었던 전북 전주에서 친구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한 뒤 다음날 오전 1시쯤 호텔로 돌아왔다. 그녀는 40분 뒤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당일 2019년 6월 29일 오전 11시 45분경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데요.
매니저가 전화를 받지 않자 호텔 관계자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 발견했다고 하죠.
당시 올케를 잃었고 부모 모두가 투병 중이라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불과 4일 전까지 공식 활동을 해왔고, 실제로 영화 홍보도 하던 중에 이런 비보가 떴죠.
발견된 시간 몇 시간 후에 전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횟수로 10년째 공연해 온 자신의 대표 연극인 ‘친정 엄마’와 ‘2박 3일’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터라 더욱 충격이 컸는데요.
연극
주최 측은 오후 2시 공연을 취소했고, 오후 6시 공연과 다음 날 공연 주연 배우를 이서림으로 대체했습니다.
다음 날인 30일 서울아산병원에 고인의 빈소가 차려졌는데요.
6월 30일 마련된 빈소에 송강호, 봉준호, 김동욱, 김수미, 나영이, 박소담, 신다은, 염정아 등 배우 활동 중 인연을 맺은 수많은 동료들이 방문해 애도를 표하고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연기자로서 열정을 불태우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안타깝고 애석한데요.
하늘에서는 그녀가 원하는 바를 다 이루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