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감독직할 바에는 차라리 한국 감독을 택하렵니다” 최근 난리난 박항서 감독 작심발언 그 이유 알아보니..

박항서 감독이 드디어 해동에 나섰습니다.

갖은 꾀를 부리며 박항서 감독을 털어먹으려는 베트남에게 아주 현명하고 완곡하게 거절하는 멋진 품격을 보여준 건데요.

베트남 축구협회는 최근 단 1년 사이에 박항서 감독 후임인 트루시에 감독 지휘 아래 베트남 대표팀의 추락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며 트루시에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박항서 감독에게 러브콜을 날리고 있는데요.

‘베트남 익스프레스’라는 현지 신문 기자는 “다른 목적의 행사 자리에 난입해 박항서 감독에게 접근한 뒤 베트남 사령탑 복귀와 관련한 질문 자리를 퍼부었다”라고 전했고, “박 감독은 그 자리에서 즉답하지 않고 고맙다고 웃으며 대표팀 관련 질문에는 지금 답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2차 후속 보도가 나왔습니다.

박항서 감독과 그의 에이전트가 베트남 축구협회의 거액의 연봉과 그가 원하는 코치진을 마음껏 꾸릴 수 있으면서 이들의 연봉까지 모두 보장하는 패키지 계약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에 베트남 언론들은 ‘드디어 박항서 감독의 민낮이 드러났다’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박 감독의 멋진 답변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상 베트남이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를 불러 명분에 대한 거절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오늘은 잘해도 본전 못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직 복귀에 대한 현지 뉴스를 제대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감사한 줄 모르는 베트남 사람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여론몰이를 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수억 대 연봉을 주면서 돈만 밝힌다. 베트남에 기부하지 않는다’라며 욕하던 베트남 언론들이 후임 트루시에 감독에게는 수십억 대 연봉을 주며 한 차례 박감독에게 모욕을 준 것도 모자라, 대표팀이 연이은 대패를 빌미로 트루시에를 경질하더니, 이제는 박 감독이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베트남 사령탑에 복귀해야만 한다는 강력한 여론을 만들어 또다시 비난 세례를 퍼붓고 있는 겁니다.

아무것도 없던 베트남 축구 동남아 최정상에 올려놓은 뒤 박수 받으며 물러난 게 겨우 지난해 초에 1위라는 점에서 박 감독 처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매우 부담스럽고 어이가 없는 상황인데요.

사실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 감독이 짧은 시간 동안 잔뜩 멋진 결과를 안겨진 덕분에 소위 말해 어깨에 뽕이 가득 찬 상태였습니다.

자신들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26년 월드컵의 아시아 출전권을 따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거든요.

그 일환으로 이들은 대머리에 키도 작은 한국인 감독 박항서가 티비 화면과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인 프랑스 출신 트루시에 감독에게 수십억을 약속하며 감독직을 제안합니다.

물론 트루시에 감독도 별 볼일 없는 감독은 아닙니다.

우리가 4강에 올랐던 2002월드컵에서 일본을 사상 최저로 16강에 올려놓았던 경력이 있고, 베트남에서 감독일을 이어왔거든요.

하지만, 막상 일연여의 시간을 동행한 트루시에 감독의 성적은 처참했습니다.

지난해 열렸던 동남아시아 대회에서 3위에 그쳤고, 올해 있어선 카타르 아시아컵 예선 조별리그 삼연패를 당하며 탈락했죠.

뿐만 아니라 최근 A 매치는 1승 10패라는 부진에 빠집니다.

박항서 감독이 94위까지 끌어올렸던 피파 랭킹은 107위까지 떨어졌고요.

 

 

게다가 최근에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지역 라이벌인 인도네시아를 0대3으로 완패하며 이제는 현실을 자각해야겠다는 반성을 합니다.

참고로 다가올 26년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크게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에 할당된 티켓도 4.5장에서 8.5장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년마다 큰 성장을 거듭한 베트남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었죠.

문제는 베트남이 현재 2차 예선 F조에서 1승 3패로 조 3위에 머물러 있고, 2위인 인도네시아의 승점 4점이나 뒤쳐져 있기 때문에 베트남은 남은 2경기에서 연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예전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은 경질까지 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감독 지휘 아래 일원 연합을 맞춰온 선수들에게 새로운 전술을 익히고 감독을 선임하는 혼란을 주기보다는 2차 예선까지는 맛집을 주문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선택일 것이거든요.

하지만, 결국 트루시에는 경기 내용을 통해 드러난 얄팍한 전술과 경솔한 입방정으로 무려 26년까지 보장됐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당해 ‘쫓겨난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따내고 맙니다.

그전에 경기 내용도 처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중앙에서의 공간수는커녕 방어적인 백패스조차 빼앗기다 보니 점유율을 놓쳤고 이런 허술한 전술은 전반 9분 만에 첫 실점을 먹히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훌륭한 팀은 정신력과 투지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요.

 

 

베트남 선수들은 정신력도 투지도 형편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패배에 익숙해진 그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고 전반 23분 추가 실점까지 당하며 사실상 전반 이른 시간을 이미 패배를 확정 지었죠.

이제는 동남아 권역에서 태국은 몰라도 확실히 인도네시아보다는 잘한다고 자부하던 베트남이 2연패를 당하자 베트남 축구 협회는 당황합니다.

심지어 베트남 안방에서 2차전 패배 후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은 승리를 자촉하는 춤판을 벌였죠.

베트남 사람들은 완전히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던 겁니다.

그런데 이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트루시에는 한 가지 오판을 합니다.

바로 박항서 탓을 하는 인터뷰를 진행한 겁니다.

트루시에 감독은 인터뷰에서 “박항서는 단기간에 팀의 조직력을 잡기 위해 과감한 쓰리백 포메이션으로 전개하는 등 현재 베트남 선수들의 수준과 기본 스타일에 맞추며 조직력을 극대화했을 뿐이다. 단기 처방에 그쳤던 이 전술이 장기적으로 베트남 축구에 독이 됐던 것이다”라는 핑계를 대는가 하면, “박 감독은 전술적으로도 압박과 역습에 의존하는 단순한 훈련만 진행했다. 베트남 선수들의 가능성을 단편화시켰다. 선수들이 육상 선수 수준으로 훈련시킨 것이다”라고 흉을 본 겁니다.

그러다 결국 참다 못한 베트남 축구협회는 트루시에 감독을 쫓아내기로 합니다.

사실 어이가 없는 지난 1년이었습니다.

성적은 박항서 감독이 됐는데 정작 과실은 트루시에 감독이 다 먹었던 상황이거든요.

트루시에 감독의 연봉은 150만 달러 한화로 약 20억 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박 감독이 약 6억 정도를 받았던 것을 보아 3배나 수직 상승한 연봉을 요구했고 또 베트남은 이를 받아들였던 겁니다.

지난해 초까지 약 5년간 감독 자리에 머물면서 유소년부터 A대표팀까지 모두 맡아 짱짱한 기초를 다졌던 박항서 감독은 다양한 새 기록을 세우며 동남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배은망덕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나죠.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복수의 칼날을 아주 예리하게 갈아왔습니다.

이런 베트남 축구의 최악의 사태를 예견했던 박항서 감독은 이제 베트남 축구 협회에 엄청난 모욕감을 선사하는 제안을 한 겁니다.

바로 베트남 축구협회가 몰랐던 점을 정확하게 공략한 겁니다.

사실 박 감독은 자신의 지도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축구 협회 사람들은 결국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기어오다시피 해서 자신을 다시 찾아올 것임을 알고 있었죠.

그래서 그는 수십 수백억을 부르는 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감독직도 고사하고 있던 겁니다.

대신 박항서 감독은 현재 고문을 맡고 있는 박민 FC와 독특한 계약 하나를 맺습니다.

바로 대표팀 감독 제의가 온다면 제안을 수락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조항이 좀 특이합니다.

은유적으로는 독소조항이라고 표현하는 이 조항엔 베트남 대표팀 감독 취임 시 600만 달러를 취임 첫 해에 일시불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박 감독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트루시에가 연봉 150만 불을 계약했으니 자신이 다시 복귀하는 상황의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600만 불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제로 베트남 축구가 당면한 상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

인도네시아와의 2차 예선 2연패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는 데다, 향후 무대는 동남아컵 따위가 아닌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박항서 감독 입장에서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자신을 재선임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불과 1년 전까지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베트남 대표팀의 기세는 대단했습니다.

5년 전 2018년 자카르타 팔렌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베트남 대표팀은 얼마 전 6대0으로 패한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었죠.

한국은 이승우 선수의 멀티골을 기반으로 3대1 승리를 따냈는데요.

당시 한국에 패하긴 했지만, 4강까지 올라오던 베트남 전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습니다.

당시 박항서는 조별 리그에서 강호 일본을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거든요.

조별리그 1위로 예선을 통과하더니, 16강과 8강에서 바레인과 시리아를 무너뜨리며 4강 신화를 일컫죠.

뿐만 아니라 8강까지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죠.

급기야는 베트남이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을 정도였고요.

하지만, 야무진 꿈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사상 최초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기록 달성에 실패했지만, 당시의 선전인 베트남 국민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됐죠.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이후 박항서와 함께 한 베트남 축구팀의 화려한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는 그대로입니다.

수차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월드컵 최종예산을 사상 최초로 진출하는데 등 박항서 감독의 지위 아래 베트남 축구는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죠.

그러나, 동남아 권역에서도 약재로 취급받던 베트남 축구의 선진 축구 분석관 제도와 후재대 양성을 위한 유소년 시스템을 만들어준 박항서 감독에게는 코로나를 핑계로 돈 같지도 않은 돈을 주면서 ‘한국인이 고액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 베트남에 기부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각종 모욕을 일삼아 왔죠.

그러다 웬걸, 다른 감독이 먹튀를 경험하더니, 박항서 감독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박항서 감독이 정말 600만 불의 사나이가 되어 베트남 대표팀에 복귀할지 아니면 명예와 멋진 추억만 남기고 거리를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지금, 어떤 방향이든 두 번 다시 베트남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