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22세의 나이로 싱가포르오픈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지난 2일 열린 싱가포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라이벌 중국의 첸 위페이(Chen Yufei)를 2대1(21-19, 16-21, 21-12)로 꺾고 승리했다. 안세영은 무릎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 3월 프랑스 오픈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싱가포르오픈은 BWF 월드투어에서 명문 ‘슈퍼 1000’ 카테고리보다 한 단계 낮은 ‘슈퍼 750’ 대회로 분류된다.

안세영은 오른쪽 무릎에 테이프를 단단히 감은 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만만찮은 상대 천위페이와 맞붙었다. 안세영은 흠잡을 데 없는 수비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허탈하게 만드는 예상치 못한 공격을 펼쳤다. 1세트에서는 안세영이 상대의 실수를 틈타 20-16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천위페이는 거침없는 공격으로 격차를 20-19로 좁히며 맹렬하게 반격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강력한 스매시로 세트장을 봉쇄했다. 2세트에서는 천위페이(Chen Yu-fei)가 맹공격을 펼치며 세트 스코어 동점이 됐다.

안세영은 3세트 들어 ‘절대 최강’으로 군림한 작년의 모습을 재현했다. 공수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초반부터 점수를 벌려간 그는 천위페이의 소나기 스매시를 모두 받아낸 뒤 상대 범실을 이끌어내 20-10을 만들었고, 20-12에서 천위페이 공격을 받아낸 것이 상대 코트에 떨어지며 1시간17분간 승부를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2022년까지만 해도 천위페이에 상대전적 1승8패로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작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승리를 포함해 7승3패(아시안게임 단체전 포함)로 앞섰다. 작년 11월 일본 마스터스 맞대결에서 1대2로 패한 이후 7개월 만에 천위페이를 상대한 안세영은 올해 첫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파리 전망을 밝혔다.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힘들었는데 노력한 만큼 우승으로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