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에게 국가 권력급 대우할 예정” 말레이시아 왕세자 발언 ‘이유’ 알려지자 모두가 경악하게 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동남아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최약체로 손꼽혔습니다.

2024년 1월 말레이시아의 피파 랭킹은 154위 뒤에서 순위를 세는 게 더 빨랐죠.

그러나 최근 순위는 그보다 20계단 이상 껌충 오른 132위, 거기에 경기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기 시작하면서 일궈낸 성과였죠.

그런데 말레이시안의 여론이 자꾸만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판곤 감독은 ‘판곤매직을 일으켰다’며 말레이시아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는데요.

실제로 별다른 지원도 없이 1980년 이후 40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 자력 진출의 기적을 이뤄낸 것은 물론 한국을 상대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3대3 이라는 경이로운 무승부까지 거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말레이시아는 키르기스스탄의 3대1로 지던 이런 상황에서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고, 대만은 1대0, 피파 랭킹이 40이나 차이가 나는 시리아와는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죠.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김판곤 감독의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등 국민 영웅으로 훈장을 주자고 주장했던 말레이시아 여론이 돌아선 것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2승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에 머물러 있는 말레이시아 같은 조에 속해 있는 오만은 피파 랭킹 80위이며 키르기스스탄은 104위죠.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생각하면 사실 조 3위, 5득점 7 실점은 칭찬받을 만한 성적인 셈인데요.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조 3위가 말이 되냐며 마치 1위였던 국가대표팀이 3위를 내려앉은 것처럼 날뛰고 있습니다.

게다가 단 2번의 패배로 김판곤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심지어 말레이시아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조차 김판곤에게 야유하는 팬들이 있었을 정도라고 하죠.

지금 상황을 보니 올 초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을 때 김판곤 감독이 왜 그렇게 싸늘하게 반응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경기를 한번 이기고 질 때마다 말레이시아는 온 나라가 들썩거리면서 감독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가, 국민 영웅 대접을 해주는 등 변화무쌍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이기지 못할 경우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비난이 무서워 국가대표팀 소집을 거부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 말레이시아 매체가 얼마 전 이런 황당한 특종을 보도했습니다.

김판곤 감독이 오만전 패배 후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에 서한을 보내 ‘자신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향후 3개월치 급여를 보장한다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한 건데요.

그렇지 않아도 연이어 패배 술렁거리던 말레이시아 국민들 크게 들끓었습니다.

‘은혜도 모르고 괘씸하다’, ‘3개월치 급여를 주고 자를 수 있다면 잘라 버리라’라는 가당찮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죠.

김판곤 감독이 이미 사임했다는 루머마저 떠돌았습니다.

극단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보다 못한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말레이시아 언론과 국민들을 향해 일침을 가합니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하미딘 아민 말레이시아 우리아 축구협회 회장이었습니다.

 

 

“김판곤 감독의 사임설이나 해임설처럼 황당무계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서신은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라며 떠도는 소문을 일축한 그는 놀라운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단순히 축구협회만 김판곤 감독의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왕마저 그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축구협회 회장이 직접 나서서 김판곤 감독을 옹호한 것이죠.

이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려면 말레이시아 정부에 대해 짧게 설명드려야 합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총 13개 주가 있습니다.

이 중 9개의 주에는 최고 통치자인 왕이 있는데요.

종신세습으로 유지되고 있죠.

9명의 왕 중에 5년 임기인 국왕을 뽑는데요.

2024년 1월에 17대 국왕으로 즉위한 이브라함 국왕, 그는 말레이시아의 최고 갑부 중 1명이며 정치행정교육은 물론이고 통치까지 폭넓은 관심사를 자랑합니다.

특히 대쪽 같은 성격으로 유명한데요.

취임하자마자 2개월이 지나면 자신의 방식으로 본격적인 통치를 하겠다고 밝혔던 그는 얼마 전 말레이시아 내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전방위적인 개혁을 일으키고 있죠.

그런 그가 사실 김판곤 감독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는데요.

김판곤 감독의 뛰어난 전술과 혜안은 물론이고 선수들을 아끼며 전력으로 이끄는 마음가짐 할 말을 하는 강직한 성품에 반했다고 하죠.

 

 

이브라함 국왕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은 김판곤 감독 아래 지금 기적을 이뤄내는 중이다.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한국인 감독은 확실히 다르다. 그들이 세계 랭킹 하위권 일번이나 다름없는 동남아 국가대표팀을 맡기만 하면 선수들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라며 한국인의 저력을 극찬했다고 하는데요.

뉴스를 본 이브라함 국왕이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김판곤 감독이 진짜 그만두느냐’라고 물었고 절대 그럴 일이 없도록 무슨 수를 써서든 습득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의 왕자마저 김판곤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그만두지 말아달라 부탁을 했다고 하는데요.

김판곤 감독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청년체육부장관과 말레이시아 왕자에게도 연락을 받았다고 말하며 말레이시아 여론이 아무리 밀어붙이더라도 맡은 책임을 다할 때까지는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발언을 한 것은 축구협회 수석 고문으로 활동 중인 사이프딘 아부 바카르입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김판곤 감독 부임전 말레이시아의 피파 랭킹이 154위였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운을 뗐는데요.

주제 파악이나 좀 하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죠.

“김판곤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더욱 훌륭하게 만들고 있다. 솔직히 지금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은 승리는 고사하고 골을 넣는 것조차 어렵다. 그러나 김 감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성적을 연달아 냈다. 할 수만 있다면 몇 년이고 그를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이니 국민들이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핵심은 김판곤 감독인 만큼 본인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사령탑 자리에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김판곤 감독을 모셔오고 싶어 하는 동남아의 다른 나라도 많은 데다 그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맡은 지 5개월 만에 피파 랭킹 150위권이던 팀을 아시안컵 24강에 진출시켰으며, 강팀을 상대로도 훌륭한 승부를 보여줬음에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사람들 투성이니까요.

그러나 김판곤 감독이 이런 어려운 상황도 잘 이겨내리라 믿을 수밖에 없는 사례가 있습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과의 승부 후에 기자들에게 따끔하게 한소리를 했던 김판곤 감독이 인터뷰 내용 때문인데요.

이 내용은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겠고, 김판곤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