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인 할리가 코미디 프로그램 데뷔 초기에 무대에 나와 찰진 사투리로 ‘할리인데예’ 한마디만 해도 모두가 빵빵 터지곤 했죠.
‘한 뚝배기 하실래예’ 유행어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로버트 할리 씨를 기억하실 텐데요.
경상도
사투리를 아주 유창하게 잘 사용하는 찰리 씨는 처음 한국에 와서 하숙한 곳이 부산 영도구였고, 그곳의 하숙집 아주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2년 전, 뇌신경 마비로 병원을 찾은 그는 치료 도중 온몸이 붓는 부작용이 발생했는데요.
그것을 시작으로 희귀암이라 불리는 말초신경초종양 판정을 받으며 몇 개월에 걸쳐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몸의 근육이 전혀 없었으며 앙상한 다리가 이쑤시개처럼 보였고, 근육이 없었기 때문에 걷는 것조차 할 수 없었죠.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미국에 가지도 못하고 그로 인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으며, 장례식 참석도 못 했다는 로버트 할리의 근황에 대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이름 하일 씨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이유는 한국에 왔을 때 처음 하숙한 곳이 부산광역시 영도구였고 하숙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에게서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하죠.
마치 한국인이 캘리포니아 사투리로 미국 영어를 배우는 꼴인데요.
공감 토크쇼 ‘놀러와’에서 밝히길 이 당시 한국어 교재로는 표준어를 익히면서도 막상 집 밖으로 나가면 자기 주위에서는 온통 경상도 사투리가 사용되는 현실에 큰 혼란을 느꼈다고 하죠.
KBS의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하일의 의뢰로 그 아주머니를 찾은 적이 있는데요.
그 후 한국인으로 귀화하며 영도 하 씨의 시조가 되었는데, 우리나라에 영도하시는 총 네 명인데 하일과 그 자녀들 세 명이 영도 하 씨라고 합니다.
원래
태어난 곳은 캘리포니아 주지이지만, 유타 주에서 정착해 생활하다 보니 모르몬교 신자가 되었는데, 하일이 1978년 한국으로 처음 온 것 또한 모르몬교 해외 선교 활동으로 온 것이었죠.
그 뒤 미국에 돌아가 웨스트 버지니야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되었는데, 한국이 그리운 마음에 결국 한국에 눌러 앉아서 귀화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978년 부산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말도 안 통하고 사람들이 외계인 보듯이 자신을 쳐다봤다고 하는데요.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부산에서 처음 자신을 보고 다가와 준 ‘이상명’이라는 고등학생이 자신의 이름을 ‘허상형’이라고 지어주고 앞으로 한국 사람들과 많이 어울려 달라는 편지를 받은 뒤 한국의 정을 알게 됐고, 그것 때문에 계속 살다가 귀화까지 하게 되었다고 하죠.
하일은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한국 생활 10년 만에 아내 명현숙을 만나 결혼했죠.
그 후
부산방송 KNN 개국시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외국인 리포트로서 등장하기 시작했고, 먼저 지방에서 유명세를 떨친 후 전국 방송과 CF에도 출연하며 전국구 유명인이 되었는데요.
그는 미국 구타주에서 자라 공화당 성향이라 미국인 전체 기준에선 보수 성향의 인물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자유롭고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으로 알려졌죠.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은 대부분, 그리고 일부 우리나라 사람들도 질색하는 한국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서도 관대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요.
유명한 이다도시와의 ‘보신탕 대담’에서 나온 “달팽이도 우리의 친구지에~”가 하일의 이런 열린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하일의 자유롭고 유연하며 대범한 성격은 이미 한국인이 된 지 오래인데, 꾸준히 이방인 취급을 받으면서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죠.
1997년 pcs 폰이 도입될 초창기에 현대전자에서 출시했던 걸리버라는 핸드폰 광고에 출연했는데, 그 광고에서 걸리버 복장을 하고 나와서 ‘걸면 걸리니까 걸리버 지에~’라는 충격과 공포의 대사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만 해도 핸드폰의 통화 품질은 상당히 불편할 정도여서 ‘걸면 걸리는 게’ 대단히 중요했는데, 당시 출연료로 1000만 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걸리버 뿐만 아니라 다른 핸드폰 광고도 마찬가지여서, 삼성전자가 자사 휴대폰은 한국 지형에 강해 어떤 통화라도 걸고 받을 수 있다며 애니콜을 선전하던 시기였죠.
그 외 여러 가지 광고를 찍었는데 ‘둥지 쌀국수 뚝배기’ 광고에 출연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의 아들이 말한 바로는 주사가 심한데, 술을 마시면 술병을 들고 ‘한 뚝배기 하실래에~’하는 것이 주사라고 합니다.
하일은 한국 여성과 결혼 후 귀화한 한국인이라 미국 국적이 말소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아내는 하일이 미국인일 때 결혼했기 때문에 미국 영주권이 있어서 둘이 같이 미국에 갈 때 한국인인 아내는 내국인 쪽으로 가고, 미국 태생인 하일은 외국인 줄에 서는 광경이 벌어진다 합니다.
게다가 미국에 갈 때마다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번거롭다고 하는데, 공항 직원이 할리의 여권을 보고 ‘한국 사람처럼 안 생겼는데’하고 의심에서 입국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하죠.
그래서
쉽게 통과하는 요령을 터득했는데, “그냥 한국말하는 직원 불러요” 하면 그 사람이 “한국에서 유명한 귀화 연예인”이라고 알려줘서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할리는 영어를 까먹어서 아내가 번역해 줘야 된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그냥 한국인이네요.
‘가족오락관’에 출연했을 때 김치의 종류를 대는 장면에서 잘나가다 하필 ‘생강김치’를 언급하는 바람에 틀리자, ‘집에 가면 아내가 생강김치를 억수로 맛있게 담가준다’라며 뻥을 치기도 했는데요.
한국에서 30년을 살다 보니 한국 입맛에 완전히 적응해서 홍어의 닭발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도 못 먹는 사람이 많은 음식들도 잘 먹는다고 하는데, 그러던 그에게 크나큰 아픈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2015년 4월 8일 오후 진통제 과다 복용 혐의로 체포되었죠.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했다고 하는데, 하일은 구입한 혐의만 인정했으며 경찰은 소변과 모발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한국의
선교사로 온 독실한 몰몬교 신자가 손을 댄 게 의문점이지만, 인구의 70%가 몰몬교도이자 하일의 고향인 유타주는 2014년부터 미국에서 7번째로 높은 진통제 과다 복용지 지역으로 언론에 보도되어 왔습니다.
몰몬교는 특징적인 율법인 지혜의 말씀에 따라 술, 담배는 물론이고 허피, 홍차 등의 음료마저도 금할 정도로 금욕적인 교리로 유명한데요.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평소 구수한 사투리의 푸근한 외국 아저씨 이미지가 좋았던 로버트 할리의 소식에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었죠.
아내와의 불화를 방송에서 털어놓은 점을 들어 아마 힘들어서 그랬을 거라는 등 이유를 여러 방향으로 추측했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나왔는데 2015년 4월 8일 체포되기 네 시간 전에 지역 민방 케이블 TV에 토크쇼에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이날 오전 김해 공항에서부터 오후 1시경 녹화를 마칠 때까지 줄곧 함께한 김대규 피디와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할리는 평소 방송에서 비치던 모습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을 녹화장에서 보였다고 합니다.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고 혼잣말을 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여서 차차 시간이 지나면 분위기에 익숙해질 것이라 여겼는데,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는 소변 간이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고, 이런 경우가 과거 두 차례 더 있었으나 당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었다고 하죠.
2019년 4월 10일 구속 영장 심사를 위해 수원 남부경찰서를 나서 수원 지방법원으로 향하였고, 도착한 그는 기자들의 ‘복용한 사실과 공범 등이 있습니까?’ 등의 질문에는 ‘그동안 저를 지켜주신 가족, 친구,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울먹였습니다.
이후
구속 영장이 기각되어 체포 이틀 만에 자택으로 돌아왔고, 하일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및 재판을 받았죠.
2심 재판 결과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추징금 70만 원을 명령받았는데, 이후 하일과 검찰 양측 모두 항소를 하지 않아 그대로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하일이 어쩌다가 실수를 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음부터 조심하라고 응원하는 분위기였죠.
그러다 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최근 근황을 공개했는데요.
로버트 할리는 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한국 사회에서 아주 안 좋은 짓을 했기 때문에 하루 만에 모든 내 인생이 무너졌다”라며 “제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게 됐다”라고 지난 과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로버트 할리는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희귀 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죠.
2년 전 뇌신경 마비로 병원을 찾았다가 치료 도중 온몸이 붓는 부작용을 겪었고, 다리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된 것인데요.
로버트 할리는 “다리에 가라앉지 않는 염증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악성 종양이 신경에 붙었더라. 난 안 보이니까 알 수가 없었는데 말초 신경초 종양이라는 암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보기 드문 암이며 악성 말초 신경초종양은 신경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암인데, 주로 20에서 50세 사이에 발생하며 목, 팔, 다리 및 엉덩이 등 중요 신경근에 잘 생긴다고 합니다.
또한 로버트 할리의 재활을 돕고 있는 아들은 병원에서 퇴원할 즈음의 아버지 몸에 근육이 전혀 없었다며 앙상하게 남았던 아빠의 다리 사진을 공개했죠.
아들은 다리가 이쑤시개처럼 보였다며 근육이 없었기 때문에 걷는 것조차 할 수 없었고, 헬스장에 처음 오는 사람처럼 차근차근 도와줘야 했다고 회상하며 그는 ‘되게 마음속으로 슬펐었다. 튼튼했던 아버지 갑자기 근육이 없고, 초라하고 외로운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또한
아내인 명현숙이 그간에 괴로웠던 기억을 꺼내놓았는데요.
하일은 과거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한국 생활 10년 만에 아내 명현숙을 만나 결혼했죠.
아내 명현숙은 체포 당시를 회상하며 “그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왜 이런 실수를 하게 됐지? 그런 배신감이 있었다”라며 “처음엔 얘기하기도 싫었다. 그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으며 회피하고 싶었고,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당시 하일은 일로 인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미국에 가지도 못했고, 이로 인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으며 장례식도 참석도 못 해 뼈저리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또한 영상통화로 인사하는데 “어머니가 웃으셨다. 형제들이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하더라”라며 그러고 나서 돌아가셨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로버트 할리는 힘들 때 자신을 돌봐준 의사 인요한을 찾아갔는데 인요한은 투병 당시 로버트 할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이거 잘못하면 죽겠다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라며 “종아리 수술을 했기 때문에 재활이 좀 필요한데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전했습니다.
할리 씨 앞으로는 건강 잘 챙기며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