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이 배우를 아시나요?
국민드라마
‘전원일기’ 중 1985년에 방영된 ‘감나무’ 편에서 혜란의 친정아버지 역으로 출연했으며, 1987년에 방영된 ‘하루에도 열두번씩’ 편에서 양촌리를 방문한 ‘이발사’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김인문 님을 아시나요?
고인은 방광암 투병 중 끝내 2011년 4월 25일, 향년 72세의 나이에 별세하였습니다.
벌써 사망 11주기가 넘었는데요.
고인은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의 드라마를 통해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죠.
당시
배우자 박 씨는 “남편은 아무런 고통 없이, 잠을 자듯이 세상을 떠났다”라며 길게 말씀하실 수 없는 상태였기에, 유언은 남기지 못했다고 말했었는데요.
또한 박 씨는 “그래도 ‘내가 사랑한다’라고 말하면, ‘나도 사랑해’라고 꼭 대답해 주셨다”라며 안타까운 상황을 회상했으며, 고 김인문은 부인과 아들, 손녀 등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지금 정말 꿈꾸는 것 같다”라며 지금이라도 남편이 다시 살아 돌아올 것만 같다고 눈물을 흘렸는데요.
박 씨는 남편이 숨지기 전, “당신은 평생 배우로 살았으니까. 하늘에서도 꼭 배우로 살라고 당부했다”라며 남편이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인문은 2005년 8월 뇌경색으로 쓰러졌는데요.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갖고 직전까지 영화 ‘독짓는 늙은이’ 촬영에 임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죠.
김인문은 2010년 4월, 방광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순간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김인문은 1994년 처음 뇌경색 판정을 받았고, 2005년 8월에 세 번째 뇌경색이 오면서 다시 쓰러지게 됩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의사로부터 걷기 힘들 것이라는 판정까지 받았지만, 그는 9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성공해 영화에 출연하며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그 후 철저한 건강관리와 재활 훈련을 통해 다시 연기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김인문은 2010년 영화 ‘독 짓는 늙은이’ 촬영 도중 방광암이 발견돼 다시 투병 생활을 시작했던 것이었죠.
고인은 투병 생활 중에서도 마지막 의식을 잃을 때까지 촬영에 임하는 열의를 불태웠고, 그의 신조인 ‘배우는 무대에서 죽어야 한다’라는 말을 지켰던 것인데요.
고인의
아들인 김필주 님은 “유작인 영화 ‘독 짓는 늙은이’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시다가, 병환이 더 악화되셔서 병실에 입원해 계셨는데, 그 와중에 촬영을 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촬영장으로 외출 나가셔서 촬영하고 오시고 약간 호흡이 가빠서 숨을 잘 못 쉬는데도 불구하고, 카메라 돌아가면 정신 똑바로 차리면서 또 촬영하시고 탈진하시고, 이런 생활을 한 3~4개월 전에도 하셨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돌아가실 때는 주무시면서 고통 없이 돌아가셔서 따로 유언은 없다”라고 했지만, 다만 생전에 병상에 계실 때 저희 가족들한테 하신 말씀은 ‘쾌차하시고 일어나셔서 다음 작품 또 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그 작품을 직접 시나리오써서 해 보고 싶어 하셔서 그 작품에 대한 구상 준비도 하셨다고 하였죠.
그러다 고인은 뇌졸중과 방광암으로 투병 생활을 해 왔으며, 6개월 여전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호흡이 갑자기 가빠진 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고인은 ‘배우는 무대에서 죽어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40년 이상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활동해 왔는데요.
고인의 과거 인터뷰에서는 ‘2005년에 세 번째로, 뇌경색이 왔을 당시 후유증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아직 오른쪽 발 다리는 불편하지만, 하루에 만 보씩 걸으며 강한 의지로 나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김인문은 “병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지난날, 몸을 아끼지 않고 일에 매달리다 크게 다친 것”라며 “이제는 오히려 나 자신을 먼저 챙기게 됐다”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추었었죠.
또한 “내가 병을 이길 수 있도록 지탱해 준 것은 바로 가족의 지지와 사랑이었다”라며 “연기에만 매달리느라 집사람한테 잘해 주지 못한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라고 말했죠.
이어 동료 배우인 전원주 님이 고인에 대한 추억을 말씀했는데요.
“과거 어머니 상을 치를 때 극중 내 남편 역인 김인문 씨가 와서 마치 사위처럼 모든 일을 다 치러주었다. 사람들이 우리 집안의 사위가 바뀐 줄 착각할 정도였다”라며 “그런 헌신적인 도움을 받고 나는 ‘이것이 사람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이자 도리’라는 것을 깊이 느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고인의 유작인 ‘독 짓는 늙은이’ 제작 발표회 참석 당시, 고 김인문은 오른쪽 다리와 팔이 마비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고 김인문은 결국 개봉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던 것인데요.
고인은 ‘독 짓는 늙은이’의 송영감 역할로, 자신의 40년 연기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촬영에 접어들자 문제가 발생했죠.
불치의 병이 그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병은 점점 더 깊어져 갔으며 촬영 막바지에는 뇌경색에, 반신불수 상태까지 이르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독짓는 늙은이’에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완벽한 독을 만들려는 배우 김인문 씨의 열정과 혼이 깃든 명장면들로 하나하나 채워져 나갔으나, 결국 몸을 가눌수 조차 없는 최악의 상태로 치닫게 된 것인데요.
그 이후 촬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에게 방광암 3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그 후 촬영은 중단됐으며, 전체 촬영 스케줄 28회 차 중 4회차만이 진행된 상태로 10분 남짓한 겨울 장면을 끝으로 끝나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송 영감이 등장하는 장면 촬영을 촬영해야 할 시점이었는데 말이죠.
허나,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영화 제작 자체를 접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지만, 김인문은 촬영을 강행하겠다고 우겼습니다.
병마와
싸우면서 명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송 영감의 모습을 놓치지 말고 카메라에 담아내자는 것이 배우 김인문 씨의 생각이었습니다.
‘독짓는 늙은이’로 장편 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소재익 감독도 여기서 멈추는 것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그에게서 용기를 얻어 송영감을 연기하는 고 김인문 씨의 투병 과정을 있는 그대로 송 영감에게 투영해 내기로 했습니다.
당시 고인은 일어서지 못하는 날도 있었죠.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에 지치면 그는 촬영장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의 부탁대로 제작진은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빈자리는 그대로 둔 채 다른 배우들이 대 선배의 자리를 메워 나가기를 반복했고, 이런 노력들이 모여 드디어 하나의 이야기가 엮어졌습니다.
실제로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장면, 병상에서 대본 연습을 하는 장면, 다른 배우들의 병문안을 받는 모습 등 곧 김인문 씨가 마지막으로, 연기 혼을 불사르는 장면들은 이런 식으로 카메라 안에 쏙쏙 담길 수 있었죠.
2010년 가을 당시 의사들이 혀를 내둘렀는데요.
급속도로 나빠진 그의 몸을 보고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그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나’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촬영 스케줄을 잡는 것조차 불가능해지자 소 감독은 촬영 감독 대신 지난 겨울 내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병색이 완연한 고 김인문 씨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내는 데 몰두했습니다.
영안실을 지키고 앉은 소 감독님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고 김인문 씨의 연기 열정에 살아가는 이유와 용기를 얻었다며 안타까워했죠.
고인은 주로 서민적인 이미지로 주로 아버지 배역으로 많이 출연했는데요.
특히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박달재’ 역으로 순박한 아버지로 이미지를 굳혔으며, 사극에도 자주 출연했었죠.
중후한 중신부터 구수한 서민 연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국민 아버지로 연기생활을 이어온 고 김인문 씨.
그곳은 아픔 없는 행복한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 명복을 빕니다.